세월호 사건은 무수한 텍스트를 쏟아 냈다. 첫 구조요청, VTS와 해양경찰의 교신, 단원고 학생들의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이 텍스트로 남아 사고 당시의 절박한 상황을 알려주었다. 정부기관과 대책본부와 대책위원회와 각종 단체가 내놓은 성명서와 기자회견문은 서로 엇갈리는 주장과 해명과 호소를 담았다. 대통령은 담화문을 발표하고, 정치인은 논평을 하고, 유가족과 생존자는 편지를 썼다. 언론인은 거짓과 진실을 썼고, 시인은 애도와 분노의 시를 썼다.
세월호 사건을 이해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은 이렇게 남은 텍스트를 다시 읽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3자—주로 언론—가 전해주는 틀 속에서 이 텍스트들의 내용을 접하고 사건의 의미를 파악해 왔다. 이 수업은 세월호가 남긴 텍스트의 원문을 직접 소리내어 읽음으로써 그 텍스트를 쓰거나 말했던 사람들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더 깊이 생각하고 느끼고 토론할 것을 제안한다. 서로 다른 입장에서 세월호 사건을 맞닥뜨린 사람들은 어떤 텍스트를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 세상에 내보냈는가? 서로 충돌하고 엇갈리는 텍스트들 사이에서 우리는 세월호 사건의 의미를 어떻게 파악해야 할 것인가? 동료 학생들과 텍스트를 나누어 읽으며 같이 생각해보자.
세월호가 남긴 말과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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